일상

삐쭉 나오는 시샘

mingcooo 2018. 8. 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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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 청년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지금까지 연락하고 있었다. 그중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시간 관리와 3p 바인더 활용의 내용으로 강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그 사람 중점으로 독서 모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난 그 모임이 마음에 안 들었다.


 먼저, 독서 모임에 회비를 걷는다는 이유였다. 독서 모임을 위해 스터디룸을 빌리는 데 비용은 든다. 하지만 스터디룸을 빌리고도 잔액이 많이 남게 되는 회비를 걷기에 의아해했다. 자기가 강사라서 강의비를 받겠다는 걸까? 내 짐작으로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유가 없는 회비에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두 번 째는 독서 모임에 왜 강의를 하려는 걸까? 내가 (카톡에만, 실제로 가끔) 참석하는 독서 모임은 카페에서 한 주간 읽었던 책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그 속에 진행자가 있으나 결코 혼자서 틔지 않는다. 생각을 나누고 또 다른 생각을 더 나누기 위해 페이지 진도만 나가게 할 뿐이다. 그러나 강의한다는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멤버들과 '같이' 모임을 이끄는 것이 아닌 '대장'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의미로 다가와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솔직히 말해서 인정하기 싫어서였다. 이게 내 진짜 마음이었다. 그 사람의 나이는 20대에 머물고 있고, 직장을 다녀오면 일과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 강사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부러워서 그런 거였다. 그리고 그 부러움이 시샘으로 변해서 그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를 마구 붙이는 것이다. 그 사람이 나를 가르치는 게 보기 싫어서 오늘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단체 카톡에 오늘 모였던 사람들의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나보다 나이를 많이 먹었음에도 모임에 열심히 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꽤 유익해 보였다. 테이블에 올려진 자료들을 보며 회비를 왜 그렇게 책정을 했는지 이해가 갔다. 나에게 한탄이 밀려왔다. 나를 성장할 기회가 있으면 당연히 잡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들 자기 성장을 하고 있는데 나는 그깟 시샘 때문에 그대로 머무는 모습이 아쉬웠다.


 생각해 보았다. 이 강사가 이 모임을 마련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아니 2주 전부터 얼마나 준비했을까. 나의 2주 전과 비교하였다. 남과 비교하는 내 모습이 너무 좋지 않은데도 이어서 나는 나를 또 흘겨댔다. 큰 곳에서 놀고 싶다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여기에 며칠 전 글을 쓰고서는 그 뒤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을 상대로 시샘이나 하다니……. 겸손하지도 성숙하지도 않는 모습이라고 나를 뭐라 하였다.


 하지만 나를 이렇게 괴롭힐 수 없었다. 남이 나보다 더 잘났다는 것에 계속 아니꼬운 시선을 보낼 수 없었다. 어떤 책에서 자식을 지도할 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이 생각났다. 자식이 인간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가졌을 때, 그 감정에 대해 혼내거나 나쁜 거라며 표현하면 안 된다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아이가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갖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것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아이와 대화해야 한다는 글이 머리에 스쳤다.




 그 글 그대로 적용해서 나의 '시샘'을 인정하고 풀어야 했다. '그래, 나는 남이 나보다 잘나면 시샘이 나온다.' '가끔은 그들의 잘난 모습 때문에 짜증 난다.' '이게 내 모습이다.' 시샘하는 나를 몇 번이나 되돌아보며 받아들이자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여기서 나를 발전시켜야 함을 깨달았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자신이 어제와 같은 모습이 아니라 더 도태된다고 말하는 어느 선인의 말이 떠올랐다.


 책을 읽어야겠다. 책이면 되겠다.라고 생각했으나 내 마음대로 대로 되지 않는 의지를 내가 어찌할 수 없었다. 알면서도 잘 실행하지 않는 나를 어떻게 일으켜야 할지 곤란해졌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면 하지 않는 나를 알기에 나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Photo by eberhard grossgasteig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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