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0.000001%의 확률

mingcooo 2018. 9. 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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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전국 과학 박람회에서 우승할 확률이 몇이야?"


"백만분의 일이야."


"그렇게나 높아? 왜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이리 줘."


영화 옥토버 스카이 中에서


난 이들이 엄청난 긍정적 에너지를 소유했거나, 낙천적이거나 아니면 현실감각이 없다고 생각했다. 백만 분의 가능성이라면 보통 안 된다고 말하지 않나. 그들은 바보 같으며 미련했다.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라고 했던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을 보고 감탄을 했지만 신뢰 가지 않았다.


그런 나의 이런 불신을 깨뜨린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과 독일전을 봤을 때였다. 많은 사람이 16강 진출을 놓고 한국이 독일을 이길 가능성에 대해 말을 나눴다. 그때, 나는 '독일에 질 거야.'라며 한국팀을 낮게 평가한 상태였다. '이기기 힘들 거야. 독일이잖아. 예전에 우리나라 팀이 독일을 이긴 때와 지금과는 다르잖아.' 한국축구팀을 비하하며, 평소에 한국 축구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시각이 월드컵 경기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날 한국팀은 나를 보란 듯이 2:0의 성적으로 독일을 이겼다.


나는 한국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을 믿지 못 해줘서 미안했고 주위 국가 사람들이 확률을 놓고 한국팀은 안된다고 아우성을 칠 때, 국민으로서 그들을 지켜주지 않아서 미안했다. 지더라도 그들을 끝까지 믿어줘야 했다. 그때 그 사건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었다. 그리고 '확률'이라는 것은 그저 숫자일 뿐 일을 알았다.



이번 아시안 게임의 축구를 두고 어떤 대형마트에서 이벤트를 열었다.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메달 없음' 이렇게 4개의 함을 만들어 장 본 영수증을 함에 넣으면, 축구성적 결과 후 해당 성적 함에 영수증을 제비 뽑아 결제한 금액만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거였다. 모든 함에는 영수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곳을 지나가며 한국축구팀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 상상했다. 이번에는 한국팀을 믿어야 한다고 되뇌었다. 할 수 있다고. 가능하다고.


한국팀은 원하는 성적을 거두었고 나는 믿음이 확고해졌다. 가능성에 눈과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희망이 있다면 거기에 집중해야 해야 한다는 것. '가능성'도 그저 가능성일 뿐이며 꿈을 재단할 시간에 당장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영화 옥토버 스카이에 나온 4명의 아이도 로켓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들은 바보 아니었고 미련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을 향해 비웃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하지도 꿈꾸지도 않고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비웃었을 것이다.


그들이 많은 시도와 실패 속에서 자기들의 목적에 조금씩 도달했던 것처럼 나도 오늘의 시도 속에 내일을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Photo by Igor S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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